근시와 원시는 흔히 짝으로 설명됩니다. 초점이 앞에 맺히면 근시, 뒤에 맺히면 원시. 그러니 반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도수 표기는 부호가 반대지만, 눈에서 벌어지는 일은 대칭이 아닙니다. 특히 원시가 강한 경우에 그렇습니다.

저녁 무렵 스탠드 불빛 아래 펼쳐진 책과 그 옆에 벗어 둔 안경

원시에서 초점이 맺히는 자리

근시·정시·원시에서 초점이 맺히는 자리를 수평선 위의 점 세 개로 비교한 개념 도해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 맺혀야 상이 선명합니다. 원시는 그 초점이 망막보다 뒤에 맺히려는 상태입니다. 안구의 앞뒤 길이가 짧거나, 굴절력이 부족한 경우에 생깁니다.

여기까지는 근시와 대칭으로 보입니다. 차이는 눈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조절력이라는 변수

조절력이 클 때와 줄어들 때 나타나는 양상의 차이를 가로 축 위 두 구간으로 표시한 도해

눈에는 가까운 것을 볼 때 수정체의 굴절력을 높이는 기능이 있습니다. 조절력입니다.

근시에서는 이 기능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초점이 이미 앞에 맺혀 있는데 굴절력을 더 높이면 더 앞으로 갑니다.

원시에서는 다릅니다. 초점이 뒤에 있으니 굴절력을 높이면 망막 쪽으로 당겨집니다. 즉 원시인 눈은 조절력을 써서 스스로 어느 정도 보정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비대칭이 생깁니다. 근시는 안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고, 원시는 보이긴 하는데 대신 힘을 쓰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멀리는 잘 보인다"가 만드는 오해

그래서 원시를 "먼 곳은 잘 보이는 상태"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수가 약할 때는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시가 강하면 먼 곳을 볼 때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쉬고 있어야 할 때조차 힘을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시력표 숫자가 아니라 이런 것들입니다. 오래 보면 눈이 아프고 머리가 아픈 것, 책이나 화면을 오래 보기 힘든 것, 저녁이 될수록 흐려지는 것, 눈을 자주 비비거나 집중이 오래 가지 않는 것.

시력표가 잘 읽힌다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버티고 있는 상태와 편안한 상태는 다릅니다.

아이에게서는 특히 다릅니다

아이는 조절력이 커서 상당한 원시를 스스로 보정합니다. 그래서 시력표 검사만으로는 놓치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 영역에서 확인이 필요한 이유가 분명합니다.

시력 발달. 한쪽 원시가 강하거나 양쪽 도수 차이가 크면 잘 쓰이는 눈에 발달이 치우칠 수 있습니다. 시력이 자리 잡는 시기에는 확인의 시점이 중요합니다.

눈 모임. 조절과 눈을 안쪽으로 모으는 동작은 연결되어 있어, 원시가 강하면 눈 위치와 관련된 양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비교 기준이 없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보아 왔으므로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학교 선별검사에서 재검 안내를 받았다면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아이의 굴절 검사에서는 조절을 일시적으로 풀어 놓고 재는 절차가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검사가 포함되면 이후 한동안 눈부심과 흐림이 남으므로 일정과 귀가 방법을 미리 정해 두십시오.

나이가 들면 양상이 바뀝니다

조절력은 나이가 들며 줄어듭니다. 이때 원시가 있던 분에게 두 가지가 겹칩니다.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납니다. 그동안 조절로 보정하던 몫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먼 곳도 예전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가까운 것은 더 빨리 불편해집니다. 노안이 오는 시기에 원시가 얹히면 체감이 앞당겨집니다.

그래서 "나이 들면서 갑자기 눈이 나빠졌다"고 느끼는 분 중 일부는 원래 있던 원시가 드러난 경우입니다. 이 구분은 검사에서 확인됩니다.

함께 확인해야 하는 것

원시가 강한 눈에서는 도수 외에 같이 보는 항목이 있습니다.

눈 안쪽 앞부분의 구조. 안구가 짧은 편이면 눈 안쪽 앞부분의 공간이 좁은 경향이 있을 수 있어, 그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 확인은 산동제를 쓰는 검사나 특정 약제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진료에서 안내를 받으십시오.

양쪽 도수 차이. 차이가 크면 그 자체가 별도의 확인 대상입니다.

눈 위치와 사용 균형. 조절과 연결된 부분이라 함께 봅니다.

여기서 하나만 기억하십시오. 눈이 갑자기 심하게 아프면서 시야가 뿌옇고, 불빛 주위에 무지개 같은 테가 보이고, 두통이나 구역질이 함께 있다면 미루지 마십시오. 원인을 스스로 가리지 말고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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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검토할 때

안경이나 렌즈로 교정하는 것이 기본이고, 다른 방법을 검토할 수 있는지는 도수의 크기와 눈의 조건에 따라 갈립니다.

시력교정수술은 근시 기준으로 알려진 내용이 많은데, 원시는 각막을 다루는 방향과 필요한 조건이 달라 검토 범위가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근시에 대한 안내를 그대로 대입하지 마시고, 본인의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설명을 들으십시오.

검사 전에는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며, 중단 기간은 렌즈 종류와 눈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예약할 때 확인하십시오.

안경 처방이 자꾸 바뀐다면

원시가 있는 분에게서 자주 나오는 상황이 있습니다. 안경을 맞췄는데 개운하지 않거나, 잴 때마다 도수가 다르게 나오는 것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조절이 개입하면 측정 시점의 눈 상태에 따라 값이 흔들립니다. 피로한 상태에서 잰 값과 쉬고 난 뒤의 값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어떤 조건에서 쟀는지가 값 자체만큼 중요합니다. 도수가 자주 바뀐다고 느끼신다면 같은 곳에서 다시 재기보다, 조절이 개입하는 정도까지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 아이의 경우 이 확인이 표준적인 절차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도 원시가 의심되면 같은 접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지고 가면 좋은 것

과거 안경 처방 기록을 날짜와 함께. 도수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가 보이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원시는 나이에 따라 드러나는 양상이 달라지므로 시간 축이 특히 유용합니다.

언제 불편한지에 대한 메모. 오래 봤을 때인지, 저녁인지, 가까운 것인지 먼 것인지. 원시는 시력표 숫자보다 이런 정보에서 드러납니다.

두통이나 눈의 피로가 있다면 그 양상도. 이 증상들이 굴절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어 진료에서 함께 봅니다.

노안 시기와 겹칠 때

앞서 조절력이 줄면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난다고 적었습니다. 이 시기에 실제로 어떤 일이 생기는지 조금 더 보겠습니다.

안경을 새로 맞춰도 오래 못 씁니다. 조절력이 계속 줄어드는 시기라 필요한 도수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원시가 없는 분보다 변화가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먼 곳과 가까운 곳이 동시에 불편해집니다. 근시가 있던 분은 안경을 벗으면 가까운 것이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원시는 그런 여지가 없습니다.

피로가 먼저 옵니다. 시력표 숫자보다 두통과 눈의 피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눈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어떤 거리에서 무엇이 불편한지를 나눠서 말씀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교정 방법이 거리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경우 시점이 중요합니다

성인은 확인이 늦어도 교정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아이는 다릅니다. 시력이 자리 잡는 시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기가 지난 뒤에 발견하면 교정을 해도 회복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언제 확인했는가"가 결과에 관여합니다.

가족 중에 원시나 사시 이력이 있다면 그 사실을 진료에서 알리십시오. 그리고 아이가 책을 지나치게 가까이 보거나, 오래 보면 힘들어하거나, 한쪽 눈을 자주 감는다면 시력표 결과와 무관하게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원시가 강할 때 묻는 것

멀리 잘 보이는데 왜 교정하나요?

보이는 것과 편한 것은 다릅니다. 조절로 버티는 상태는 피로·두통으로 나타납니다.

아이 시력이 좋다고 나왔습니다.

아이는 조절력이 커서 시력표만으로는 놓칠 수 있습니다. 선별검사 재검 안내는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나이 들며 갑자기 나빠진 것 같습니다.

조절력이 줄며 원래 있던 원시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사에서 구분됩니다.

원시도 수술로 교정하나요?

조건이 근시와 다릅니다.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검토 범위를 확인하십시오.

원시면 노안이 빨리 오나요?

노안 자체가 앞당겨진다기보다 가까운 것의 불편을 더 이르게 체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원시는 부호가 반대인 근시가 아니라 성격이 다른 상태입니다. 조절이 개입해 증상을 가리고, 나이에 따라 드러나는 양상이 바뀌며, 확인해야 할 항목도 다릅니다. 그래서 근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설명을 그대로 대입하면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본인의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설명을 듣는 것이 이 주제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도가 큰 원시는 한 번 잰 값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측정 조건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어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