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충혈되면 대개 피로나 결막염을 떠올립니다. 실제로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충혈에는 표면에서 일어나는 것더 깊은 층에서 일어나는 것이 있고, 둘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성격이 다릅니다. 이 글은 그 구분에 대한 것입니다.

늦은 밤 어두운 방에서 침대 옆 스탠드 불빛만 켜져 있고 이불이 젖혀진 장면

먼저 — 지금 확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

이 주제는 미루기 쉬운 형태로 시작하므로 순서를 앞으로 당깁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며칠 지켜보지 마십시오.

눈 안쪽이 깊고 둔하게 아픈 경우. 표면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있는 것과는 다른 감각입니다.

통증이 눈 주변, 이마, 관자놀이, 턱 쪽으로 퍼지는 느낌이 있는 경우.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 이 항목은 특히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충혈과 함께 시력이 떨어지거나 심한 눈부심이 있는 경우.

류마티스 질환 등으로 치료 중인 분에게 눈 통증과 충혈이 생긴 경우.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시야가 가려지는 느낌, 심한 눈 통증, 눈에 무언가 부딪힌 뒤의 변화는 원인을 스스로 가리지 말고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확인하십시오.

흰자는 한 겹이 아닙니다

흰자의 층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결막·상공막·공막 세 띠로 나타낸 개념 도해

구분이 왜 가능한지 알려면 구조를 봐야 합니다.

눈의 흰 부분은 여러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바깥에 얇고 투명한 막인 결막이 덮여 있고, 그 아래에 상공막이라는 층이 있으며, 더 안쪽에 눈의 형태를 유지하는 단단한 벽인 공막이 있습니다.

충혈은 이 층들에 분포하는 혈관이 확장되어 보이는 것인데, 어느 층의 혈관이 확장되었는지에 따라 양상과 의미가 다릅니다.

표면 쪽 문제일수록 자극감·이물감·분비물이 앞서고, 깊은 층의 문제일수록 통증이 앞섭니다. 통증의 성격이 구분의 실마리가 되는 이유입니다.

통증의 성격이 다릅니다

표면 자극과 깊은 층에서 오는 통증의 성격을 좌우로 나눠 정리한 2열 대조표

이 차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겪어 보면 대체로 구별됩니다.

표면 자극은 따갑거나, 모래가 들어간 것 같거나, 눈을 감으면 덜해집니다. 눈물이 나고 분비물이 생기기도 합니다.

깊은 층의 통증은 둔하고 묵직하며, 눈을 감아도 줄지 않습니다. 눈알 안쪽이나 뒤쪽이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눈을 움직이거나 눈꺼풀 위로 눌렀을 때 아픔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주변으로 퍼지는 느낌이나 야간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어떻게 아픈지"를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실제로 진단에 쓰입니다. "아프다"보다 "묵직하다", "눈 뒤가 아프다", "밤에 깬다"가 훨씬 유용한 정보입니다.

상공막과 공막

깊은 층의 염증도 다시 나뉩니다.

상공막에 생기는 염증은 비교적 흔하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경과가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공막에 생기는 염증은 통증이 뚜렷하고, 경과와 관리가 다릅니다. 눈의 벽 자체에 생기는 염증이므로 방치하면 영향이 남을 수 있어 확인과 관리가 필요한 쪽입니다.

둘의 구분은 겉모습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진료에서는 현미경으로 층을 나눠 관찰하고 몇 가지 확인 절차를 거쳐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목적은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미룰 것과 미루면 안 될 것"을 가르는 데 있습니다.

전신 상태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주제에서 짚어 둘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공막의 염증은 전신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관절이나 면역과 관련된 질환으로 치료 중이거나, 원인 모를 관절통·피부 증상·전신 증상이 함께 있다면 그 사실을 진료에서 반드시 알리십시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눈 증상이 먼저 나타나 전신 상태를 확인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다른 진료과와 함께 보는 진료가 필요해지기도 합니다. 안과 진료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 두시면 안내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흔히 하는 대응 중 위험한 것

시중에서 산 안약을 계속 쓰며 지켜보는 것. 특히 충혈을 가라앉히는 성분의 안약은 붉은 것만 줄여 상태를 가려 판단을 늦출 수 있습니다.

남은 약을 다시 쓰는 것. 예전에 처방받은 안약을 꺼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원인이 다르면 맞지 않을뿐더러 성분에 따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렌즈를 계속 착용하는 것. 통증과 충혈이 있는 동안에는 착용을 중단하고 확인을 받으십시오.

하늘안과의원 (강남 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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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에서 준비하면 좋은 것

언제부터, 어떤 통증인지. 시작 시점과 성격, 밤에 깨는지 여부.

앓고 있는 질환과 복용 중인 약. 전신 질환과의 연관 때문에 이 정보가 특히 중요합니다.

최근 눈에 있었던 일. 외상, 수술, 렌즈 착용, 이전에 쓴 안약.

반복된 적이 있는지. 이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면 시점과 경과를 알려 주십시오. 반복 여부가 판단에 들어갑니다.

확인 뒤에 이어지는 것

원인이 확인되면 그다음은 경과를 지켜보는 일정이 잡힙니다. 이 영역에서는 그 일정이 특히 중요합니다.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관찰을 끝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가라앉은 것과 정리된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깊은 층의 염증은 표면 증상이 먼저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진료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양상이면 전신 상태를 함께 보는 쪽으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진료에서 "다음에는 언제 보면 되는지""어떤 신호가 다시 나타나면 바로 와야 하는지"를 받아 두십시오. 이 둘이 있어야 다음에 같은 일이 생겼을 때 판단이 빠릅니다.

기록을 남겨 두십시오

이 주제는 반복 여부가 판단에 크게 관여하므로 기록의 값이 큽니다.

시작한 날짜, 통증의 성격, 어느 쪽 눈인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받은 처치. 이 정도만 적어 두어도 다음에 유용합니다. 다른 진료과에서 치료 중이시라면 그쪽에도 눈 증상 이력을 알려 두십시오.

한 번의 삽화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고, 기록이 있어야 판단됩니다.

눈이 붉어지는 다른 경우들

구분의 감을 잡으시라고 흔한 경우들을 함께 두겠습니다. 대부분의 충혈은 이쪽입니다.

결막의 염증. 이물감·분비물·눈물이 앞서고 통증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원인에 따라 전염성이 있는 경우가 있어 수건과 손 관리가 안내됩니다.

표면이 마른 상태. 뻑뻑함과 시린 느낌이 오래 이어지고, 화면 작업이나 건조한 환경에서 심해집니다.

결막 아래 출혈. 흰자에 붉은 덩어리처럼 보이는데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놀라서 오시는 경우가 많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렌즈 관련 자극. 착용 시간이 길거나 관리가 부족했을 때 나타납니다. 다만 통증과 시력 저하가 함께 있으면 이 범주로 넘기지 말고 즉시 확인받으십시오.

이 목록의 목적은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비입니다. 흔한 쪽에 해당하는 것 같아도 앞에서 적은 신호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쪽이 우선입니다.

통증을 참는 것이 왜 문제인가

마지막으로 하나만 강조하겠습니다. 눈의 통증은 참을 수 있느냐로 판단할 것이 아닙니다.

깊은 층의 염증에서 통증은 진행 정도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습니다. 진통제로 통증만 줄이면 상태를 가린 채 시간이 갑니다. 앞서 안약에 대해 적은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며칠 참아 보고 결정하겠다는 접근이 이 영역에서는 잘 맞지 않습니다. 확인은 짧게 끝나고, 아니면 다행인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충혈과 통증이 함께 있을 때 묻는 것

결막염과 어떻게 다른가요?

표면 자극이 앞서는지, 깊고 둔한 통증이 앞서는지가 실마리입니다. 구분은 진료에서 층을 관찰해 판단합니다.

며칠 지켜봐도 되나요?

깊은 통증·야간 통증·시력 저하가 있으면 지켜볼 상황이 아닙니다.

안약을 먼저 써 봐도 되나요?

충혈을 가라앉히는 안약은 상태를 가릴 수 있습니다.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다른 병과 관련이 있나요?

전신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 중인 질환이 있다면 꼭 알리십시오.

재발하나요?

경과와 재발 여부는 원인에 따라 다릅니다. 반복된 적이 있다면 그 이력을 진료에서 말씀하십시오.

정리하면 이 글이 전하려는 것은 하나입니다. 충혈이라는 겉모습이 같아도, 통증의 성격이 다르면 다른 이야기라는 것. 표면의 자극인지 깊은 층의 염증인지는 스스로 진단할 일이 아니지만, 어느 쪽을 의심해야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 확인의 시점이 앞당겨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인의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깊고 지속된다면 구분을 스스로 하려 하지 마시고 그 성격을 그대로 전하는 것까지만 하십시오.